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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11일 목요일 비
비로 인한 재난을 보면서 자연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 자연의 힘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살던 우리를 강력하게 깨운다. 지하라는 거주 공간을 빌려 살던 가슴 아픈 사람들의 죽음이 가슴을 처연하게 한다. 누구는 지나치게 호화로운 저택에서 누구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공간에서. 누가 이런 결정을 했을까? 그들은 자기네들 삶을 납득했을까?
어제 밤 자다가 빗소리에 깼다. 빗소리라 하기 힘들게 무서운 소리였다. 밖에 나가 개울을 체크해야 되나 걱정을 잠시 하는 사이에 빗소리가 잦아들어 나는 다시 잤다. 자는 동안 비는 오지 않다가 아침부터 비가 많이 온다. 뉴스에 보니 내가 사는 금산만 제외하고 충남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단다. 이기적인 나는 일단 고맙다. 나를 지켜주는 자연에 감사하다.
빗소리를 들으며 비 한방울 맞지 않고 앉아있음에 고맙다. 나의 삶에 진정 고맙다. 납득할 수 없는 삶을 고통스럽게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그 삶도 납득을 하고 고통으로 성장할 수 있었음에 고맙다. 내 삶의 방향을 획기적으로 찾아준 삶에 고맙고, 내가 원하는 내가 되어감에 고맙다.
납득한 삶이 제대로 열려지는 것을 보면 절로 만족하게 된다. 사람이 만들어낸 삶의 여러 조건들을 넘어 자신에게 만족하는 삶, 이것이 궁극적인 삶의 완성 방향이라고 본다.
비가 오면 산촌의 산들은 늘 같지 않은 신비감을 준다. 신비함 속에서 신비로운 인간이란 존재로 완성되어 감을 느끼게 되어 고맙다. 오래된 오두막에서 자연의 변화를 지켜볼 수 있어 고맙다.
고마운 삶이여, 고마운 자연이여, 고마운 세상이여.
고통은 가르침을 남기고 지나간다.
겸허하게...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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