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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18일 목요일 맑음
모처럼 아침부터 맑았고, 오후인 지금도 맑다. 산촌에 깊이 밴 수분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어제 저녁 나의 집돌보기를 도와주는 친구가 예초기로 풀들을 주욱 잘라주었다. 풀을 베면 풀냄새가 무척 강하게 난다. 어찌 그리 무성하게 컸는지... 풀이 잘라지면서 노란색의 상사화들도 잘려 나갔다. 그는 옆마당과 뒤 언덕배기를 예초기로 시원하게 좌악 밀었다.
언덕배기 귀퉁이에서 예초기의 날을 피한 노란 상사화가 조금 남아있다. 봄이 본격적으로 오기 전부터 싱싱한 잎으로 나타나 활기찬 봄기운을 알리는 친구들이 노란 상사화이다.
호박넝쿨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으나 아직 호박을 한 개도 맺지 못했다. 그래도 앞으로 호박이 열기를 기대하며 호박넝쿨이 올라타고 있는 풀들은 건드리지 않았다. 거기에 화려한 호박꽃이 2 개, 예쁘다.
오늘 아침 안개가 걷히면서 어제 머리를 깍은 마당을 훑어 보았다. 그동안 물을 맞느라 고생을 하고도 여전한 모습인 마당의 아이들이 고마움으로 다가왔다.
아직도 무궁화꽃이 있고, 그 옆으로 노랑색의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을의 꽃들로 옅은 보라색의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맑은 개울물이 자신이 어루만지는 돌들을 환하게 보여준다. 불과 이틀 전만 해도 굉음을 내며 흐르던 곳이다. 흙탕물이 되어 자신의 숨겨진 힘을 과시하던 개울물, 빠르게 자신의 아름다운 얼굴을 회복했다.
숨길 것이 전혀 없다는 맑은 개울물, 그래 나도 그렇다. 사물이 보이는대로 임을 단순하게 여기고 살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기모습을 보이면서 살면 좋다. 복잡하지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보이는대로', 이 말이 사실은 사람마다 다르니...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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