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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9월18일 일요일 맑았다 오후 늦게부터 흐리고 바람
어제에 이어 오늘은 땀이 뚝뚝 흐르는 무더운 날이었다. 낙엽이 뚝뚝 떨어지건만.
요즈음 떨어지던 낙엽이 거미줄에 걸려 혼자서 바람에 뱅글뱅글 도는 것을 걷다가 보면 혼자 재미있다. 사람들이 흔히 '무슨 재미'로 사냐고들 한다. 산촌에서 살면서 걸으면서 재밋거리를 자주 만난다.
어제 오후에 걷다가 고추를 따던 마을분에게서 고추를 얻었다. 인사를 했더니 아삭이고추를 가져가란다. 그러더니 당뇨고추도 따고 가지고추를 아냐면서 그것도 따서 주었다.
오늘 저녁으로 가지고추라는 것을 난생 처음 먹어 보았다. 생고추를 거의 먹지 않는 나지만 얻은 고추들이 맵지않고 맛있다. 저녁으로 고등어구이 반토막을 마당에서 딴 깻잎으로 싸서 먹으며 얻어온 고추를 5 개나 먹었다.
어제 낮에도 구름이 많았다. 그러더니 저녁 노을에 모처럼 붉은 색으로 산촌에 테두리를 두른 듯했다. 어제 더워서 오후 걷기를 조금 늦게 했다. 걷다가 노을과 놀았다.
이제 하늘에서 옅어지는 노을을 보며 집에 들어서려는데 집 앞의 논이 색다른 멋으로 다가왔다. 마치 논의 벼가 나의 것인냥 풍성함이 넘실대는 듯...
나의 집이 매우 단아하고 다정해 보인다. 나의 고마운 오두막.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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