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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년 10월3일 월요일 비
지난 밤 자다 빗소리를 들었다. 바라던 빗소리에 감사하며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매일 아름다운 황금빛 논이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인지 황금빛 논이 지금 유난히 멋스럽게 보인다. 콤바인이 일하기 전에 논의 피는 깨끗이 정리된다. 피가 아주 질겨서 콤바인이 망가지기도 한다고 한다. 어제 추수를 앞둔 아름다운 논을 보고 걷다가 하나의 논에 여전히 피가 많이 남아있는 것을 봤다. 그들은 벼보다 키가 크고 색이 짙어 구별이 쉽게 된다.
앞의 논은 말끔하나 그 뒤의 논에는 피가 많이 있다. 피가 아무리 많아도 벼가 많다. 쌀밥에 돌이 아무리 많아도 쌀이 많다는 사실이 새삼 떠올랐다. 성경에도 언급이 되어있는 말도 떠올랐다. 불구덩이에 던져지는 피와 같은 존재가 되지는 말아야지... 삶의 기준 중 하나였던 것 같다.
가을의 상징인 듯 보이는 감나무가 산촌에는 도처에 많다. 그런데 아직 감이 덜 익어서일까 눈으로는 감이 예뻐 보이나 사진에는 확연히 나타나질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나무와 숲의 변색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저녁이 다가오려고 할 즈음 하늘의 구름이 어스름을 내릴 준비를 하는 듯 보인다.
그러다 해가 지려는 듯...
집에 돌아오니 집 앞 논의 벼가 쓰러져 일부가 물결모양이 되어 있다. 비도 오지 않았고 바람도 강하게 불지 않았는데... 노을의 색이 벼들을 약간 물들였다.
집에 들어와 현관에 오르려니 민들레와 세상으로 날아갈 준비를 마친 씨앗꽃이 눈을 잡았다.
오늘도 아름다운 날을 잘 살았다. 고마운 세상과 고마운 삶...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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