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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16일 일요일 맑고 구름도 많이 낌
오늘은 하늘에 구름이 많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 날은 포근하다. 어제는 햇살이 뜨거웠고 개울 옆을 걸으면 개구리울움이 "끼루룩" 작은 소리로 났다. 다람쥐는 내가 걷는 1차선 도로를 계속 쪼르륵 건넜다. 개울과 밭 사이의 길을.
오늘도 그 길을 걸었다. 그런데 다람쥐의 사체가 있었다. 보통은 자동차로 납작해진 모습이었는데 오늘은 머리를 다쳐 입으로 피를 내고 죽은 아이였다. 아직 생전의 모습 그대로라 그를 도로 밖 풀밭으로 옮겨주었다. 그대로 놔두면 또 자동차에 깔릴테니. 올 가을에는 유난히 그들의 도로 왕래가 잦다. 내가 걷는 소리에도 가만히 있으면 될텐데 쪼르륵 달려나와 도망을 가는지 달린다. 그러다 풀밭 앞에서 그들은 다이빙을 하듯이 풀 속으로 뛰어든다. 애고 ㅠㅠ
오늘은 들깨를 터는 모습이 많다. 덕분에 사람을 제법 보게 되었다. 들깨를 분류하는 작업에 풍무라는 기구가 쓰이기도 한다. 풍무는 전기의 힘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어제 단골식당에서 저녁으로 옥천에 갈비탕을 먹으로 가자는 초청을 받아 갔다. 옥천에 유명한 집이라는 식당 고기집은 사람이 바글바글. 운전은 식당 사장의 아들이 그리고 사장과 그의 인척, 전 무당출신 마을 언니와 나, 이렇게 할머니 4 인의 외촐이었다. 한 할머니의 끊임없는 말, 할머니들의 매끈하지 않은 움직임. 할마니인 내가 할머니들과 어울려 다니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젊은 식당 사장 아들의 헌신으로 이루어진 대접이었으나 나홀로의 고요함을 잃고 캄캄한 밤 길을 헤매는 듯한 불편함과 어려움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만난 오늘 아침의 아름다운 자연이 나를 깨끗하게 씻겨주었다.
점점 노래지는 은행잎, 또한 점점 다채로워지는 단풍나무잎.
몇 개의 잎이 예쁘게 변하며 단풍을 선도 했었다. 그러다 변화의 기운이 퍼져 개울을 앞두고 있는 단풍나무는 지금 많이 변했고 변화의 정도에 따라 색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빨갛게 변한 잎들이 조금 확장되었다.어떤 변화라도 확장된다.
지금 지구의 위기 상황도 확장된다. 전기와 IT기술에 의존도가 높아진 사회, 데이터센터에 발생한 문제나 정전 등은 순식간에 우리네 사회를 마비 시킨다. 지금 일고 있는 사회의 불안한 기운도 확장되고 있다. 마약과 술 등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것은 누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우리 인간은 삶을 통하여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신을 성장시켜 제대로 삶의 의미를 알아가야 한다. 자기 삶의 의미를 알아가는 작업은 깊고 큰 즐거움이고 자신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다. 충만함을 제대로 느끼면서 모두가 살고, 위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인정했으면 한다. 위대한 존재이니 자신의 작은 행동이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파급시킴을 알아야 한다.
작은 개울의 물이 흐르면서 자신의 몸으로 주변의 세상을 보여주고, 잔잔한 파장을 만들며 서로 흐름을 전한다.
지구에는 인류의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다 핵 등으로 멸망하고 극히 적은 인류가 살아남아 다시 부흥하고 발전을 하며 살았던 것 같다. 나의 마을에 있는 우뚝 선 코는 마치 해저에 남아있는 신의 조각상 얼굴의 코로 보인다. 그 코는 늘 내게 기쁨을 준다.
어린 아이가 되어 재미있는 상상도 하면서 살 수 있어 고맙다.
visionary 이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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