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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18일 화요일 맑음
오늘은 날씨가 매우 춥다. 약간의 서리가 마당에서 보인다. 오늘 집 바로 앞 개울 건너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었다. 그 아래 콩잎들도 노랗게 변해 노란 색이 예쁜 색임을 알려준다.
오후 걷기의 반환점 근처의 벚나무들이 단풍이 제대로 들었다. 벚나무는 비교적 일찍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어제는 단풍의 정도가 확장된 모습들만을 즐기고 일부러 사진을 찍지 않았다. 모두가 매력적이기에. 그러다 개울 밑바닥에 핀 코스모스가 여전히 화려하고 옆의 풀들은 단풍이 들었다. 개울 바닥으 화려함이 내겐 신기했다.
하루를 마감하는 때에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 요즈음 새로운 버릇이 되었다.어스름이 내리고 하루가 갔음을 알리는 시그널. 하지만 도시의 사람들은 하루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시각이다.
지난 토요일 단골식당의 초청으로 옥천에 밥을 먹으러 갈 때 하늘의 노을은 광범위하게 웅장한 모습으로 펼쳐져 있었다. 하늘이 넓은 것임을 새삼 챙겨들었다. 나의 산촌, 그 하늘은 정말 좁고 작은 것이라는 사실, 그래서 안정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나의 크기만큼 펼쳐진 하늘, 나의 크기만큼 평쳐진 산들. 산은 또 산 넘어 펼쳐져 있기에 밑바닥에 있는 내게는 보이지 않는다. 나의 크기만큼의 세상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에 고맙다.
카카오 사태가 벌어져도 그 사실조차 모르고 사니 이것도 좋다. 작은 세상에서 걸으며 내게 베풀어진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흐르는 개울을 강처럼 여기고, 감당할 만큼의 세상일을 전해 들으며 사는 삶이어서 축복이라 여긴다.무작정 서울을 떠나고자 한 결정이 오늘날 이런 축복의 삶으로 안내했다. 남들은 갑작스러운 나의 결정을 황당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선택을 단행하게 한 내가 모를 힘에 감사가 넘친다.
visionary 이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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