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읍내에 나가서 가지 않았던 금산 읍내의 아파트들이 모여 있는 곳을 걸으며 식당을 찾고자 했다. 그러다 샐러드를 파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리코타 치즈 샐러드와 양송이 스프로. 그런데 그곳은 약간의 테이블은 있었지만 배달위주의 가게였고, 나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들어가 모처럼 샐러드로 점심식사를 하고자 한 것이다. 13,000원의 가격에 일하는 사람은 내게 귀찮은 손님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곳에 앉아서 식당이 배달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배달업체를 통해 고객이 주문을 하고 있음을 알았다. 산촌의 나는 실감을 못했던 사실이었다.금산읍이 젊은이들이 사는 대단지 아파트와 노인네들이 움직이는 거리가 나뉘어져 있음을 비로서 알았다. 그날 걸으면서 깔끔한 장어구이집을 찾았고, 어제 나는 장어를 모처럼 먹기 위해 갔다. 파는 최소단위가 500g이어서 주문했더니 제법 큰 한 마리가 나온다. 연기 배기 시설이 제대로 돼있는 집이었고, 나는 지극히 만족해서 먹었다.내가 다니던 지역 부근에서는 고기구이 집에 혼자 들어가면 혼나즌 안 된다며 나를 앉지도 못하게 했건만. 나홀로식사여도 그들은 친절했다. 따지고 보면 2인이 와도 나처럼 시키고 먹기도 할테니 내게 뭐하 할 이유가 없음에도 나를 추방하던 식당들로 나는 주눅이 들어있었나 보다.
뿌듯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귀가길의 버스는 활골이라는 곳으로 돌아서 온다. 바쁨이 없는 내게는 가을 버스 드라이브가 좋다. 버스가 아니면 갈 일이 없는 곳이고, 있는지 알 수도 없는 곳을 가끔 버스로 둘러보면서 좋다. 버스길을 보면서 내가 사는 마을이 깡촌이라지만 도로가 아주 좋다는 사실에 늘 감사한다.
햇살에 반짝이는 나무들, 은근히 단풍이 든 연이어진 산, 반짝이며 흐르는 개울물. 산들바람에 날리는 나뭇잎, 살랑거리며 햇살에 반짝이며 춤추는 나뭇잎 하나하나가 주는 신비로움. 이런 감동적인 아름다움을 내 마음에 담아 아픈 Y에게 보낸다.
감동이 사람을 어둠에 빠져있는 상태에서 깨어나게 하는지, 늘어져 있던 세포 하나하나를 깨어나 움직이게 하는지 알기에.집에 돌아와 만족한 식사가 준 기쁨으로 산촌걷기를 하고 잠시 마당을 치웠다. 하지만 일은 한 번 손에 잡으면 계속 이어져 잠시가 어두움이 내릴 때까지 지속되었다. 그러다 만난 풀의 가시들. 그들은 꽃이 가시로 변한 것 같다. 꽃이 피기에 뽑아야 했는데 이제 가시를 잔뜩 달고 있다. 옷에 온통 박혔다. 한 번 박힌 가시는 일일이 손으로 뽑아야만 빠졌다. 저녁을 먹고 앉아 옷에 묻은 가시를 빼는데 무려 1 시간이나 걸렸다.
이들은 끝이 3 개 정도로 갈라져 있었다. 이름은 모르나 1 년 생이다.
식물의 몸 자체가 사랑스러운 작은 아이들이 있다. 그런데 어제 보니 그들이 꽃을 피웠다. 경이롭다.
위 화분에 있는 아이들이 주변에 떨어져 번식을 했다.
아름다움과 늘 함께하고 있다는 의식은 자신도 아름다운 존재임을 느끼게 한다. 어제 제일 감동적이 산촌의 모습은 바람이 그저 산들거릴 뿐이었지만 나뭇잎들이 쏟아져 내리기도 하는 모습이었고, 잎을 많이 잃은 어떤 나무는 남아있는 잎들이 노란색을 하나하나 흩뿌리며 반짝이는 모습이었다.아름다운 세상에서 부유하고, 행복하고, 건강하고, 존귀한 존재로 살고 있음을 늘 느끼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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