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2월3일 금요일 맑음
오늘 날씨가 쌀쌀하나 산촌을 걷는 나의 등은 햇살로 따스했다. 그래도 바람은 옷 속을 파고든다. 그런 바람에서 봄의 냄새가 살짝살짝 난다. 풀밭에는 다양한 종류의 푸릇푸릇함이 있다. 밭둑에는 꽃다지가 꽃을 피운다.
나의 집 모퉁이에는 멜라초, 여기에선 개미나리라 부르는 풀이 자라고 있다. 멜라초는 매우 쓴 나물이다. 데쳐서 하룻밤 물에 담가 좀 쓴 물을 빼고 무쳐서들 먹는다. 잠을 잘자게 한다고 사람들이 말한다.
겨울내 초록 잎을 자랑스럽게 지니고 사는 친구들도 있다.
불과 며칠 전 눈이 햇살에 녹아가는 중이던 한 밭과 산이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왔었다.
오늘은 이곳에 눈이 거의 다 녹아가고 있었다. 아직 개울에는 얼음이 산에는 눈이 남아있다.
불과 3일 전의 모습이다. 이렇게 자연은 늘 모습이 변한다. 이래도 예쁘고 저래도 멋있다.
봄이 다가오는 소리를 들으며, 해가 점점 우리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느끼며 세상에 좋은 일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파란 하늘, 흰 구름, 졸졸 흐르는 개울물, 푸르름으로 자신의 몸을 일으켜 세우는 풀들을 보는 맛이 좋다. 마을의 새들도 봄의 느낌에서인지 분주히 날아다닌다. 몇 년 전에 모습을 감춘 까치는 아직도 돌아오지를 않는다. 몇 년 간 나는 자주 보던 족제비 등 동물들을 잘 보지 못하고 있다. 나는 변화를 느끼지 못하지만 다른 생명체들은 변화를 느끼고 거처를 옮기나 보다. 요즈음은 나그네백로가 매일 걷는 나를 반긴다. 작년에는 2월 하순에 왔던 그들이 올해는 한 달 정도 일찍 와서 개울에서 먹이 채취를 하고 있다.
다른 생명체들의 변화는 곧 우리에게 닥칠 변화일 것이다. 자연 안에 모두가 평화롭게 베풀어진 삶을 유지했으면 한다. 어쨌든 우리는 지구에 온 나그네일듯...
visionary 이화순
|
전체기사
71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