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나는 마음을 제법 잘 관리하며 여유를 부리며 산다. 하지만 그 마음은 내가 미처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에 여유를 잃고 흔들거리고 있다. 나 자신을 지킨다는 것, 내 마음을 지킨다는 것,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나 자신의 품격을 지키며 산다는 것, 삶을 바른 자세로 이해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고 세상을 존중하는 자세에서 비롯될 것이다.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에서 나오는 기품이 진정한 품격이리라.

그런 품격을 유지하려면 섬세한 집중력으로 자신을 관찰하여야 한다.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흔들림이 멈추도록 하여야 한다. 긴장이 되어 있다면, 불안함이 자신을 흔든다면, 두려움이 차오른다면,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숨을 깊이 쉬어도, 단순함으로 밭에서 풀을 뽑아도, 푸르른 산과 마주하여 생각을 놓아도, 못 그리는 그림이지만 파워포인트로 그림을 그려도, 산촌의 길을 걸어도, 나의 마음은 안정되고 고요함이 차오른다.

그런 마음을 속물근성으로 거만함을 품격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의 자기확신에 찬 언행이 늘 바람이 되어 나를 흔들어댄다. 그럴때 나는 굳건한 참나무가 아니라 갈대가 되어 흔들거린다. 바람이 지나가면 흔들거림이 잦아든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멈추어질 때까지 나 자신을 기다려준다. 나를 흔드는 바람도 참아주며, 흔들고 지나가기를 기다려 준다.

살고 있는 세상이 다른 것이다. 자신들이 보는 세상이 다인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이해를 만들어 낼 수가 없다. 다른 세상이 있음을 알고 이해한 내가 그들의 세상을 떠나면 된다. 그런데 온전히 떠나지 못하고 경계를 넘나들며 내가 산다. 갈대로 바람이 부는대로 흔들리며, 그 흔들림에 점점 무심한 내가 되어가며 산다.

2014.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