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을 매일 기쁨으로 거닐며 산다. 걸으며 팔을 앞 뒤로 휘두르는 팔 운동도 같이 한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아름다운 날개를 나부끼며, 기쁨의 삶을 살고 있다고. 3차원의 공간을 나부끼듯 유유히 날아다닌다고. 그런 생각과 행동을 하는 나는 이기주의자이다. 남의 욕구와 생각을 알 수 없으니 나의 욕구와 가치기준으로 판단을 하며 선택을 한다. 그리고 남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고 타인을 제대로 알 수 없는데 이타(利他)를 생각하며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할까.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하는 요소가 될 뿐이다. 인간은 자신을 알아야 한다. 평생을 그 일에 바쳐도 거의 불가능한데 타인을 알 수 있겠는가. 자신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 스스로 자신을 지키고 자신을 책임지면서 살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완전변태를 이룬 나비는 고도의 진화를 이룬 생명체라 느낀다. 이기적인 행동은 단 '바름(正)'에서 비롯된 것이어야 한다.
나비는 3차원의 세상에서 3차원이란 공간을 즐기며 산다. 한계적 상황에서 항상 몸을 뭔가에 의지하고 살았던 애벌레나 번데기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다. 그는 자유의지로 공간을 이동한다. 나비의 애벌레는 식욕이 왕성해서 농작물과 삼림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나비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꽃가루를 매개함으로써 유익한 구실을 한다. 이것이 진정한 환골탈태라 여겨진다.
번데기에서 나비로 환골탈태하는 것은 생명의 한계성을 넘어서는 것이다. 자기 존재 이상의 그 무엇이 되는 것이다. 번데기라는 죽음의 과정을 통해서 자기 초월의식을 성취한 나비! 자신의 생활영역이었던 2차원을 넘어 3차원이라는 다른 차원을 삶의 영역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자신의 생존만이 목적이었던 그는 여전히 자신의 생존을 위해 산다. 하지만 그는 어느덧 다른 존재에게 이익을 주는 상생(相生)을 하는 존재로 진화했다. 진정한 이기(利己)의 모델이 바로 나비이다.
죽음의 긴 터널을 지나며 환골탈태를 했다. 남에게 바라고 기대고 싶었던 존재에서 주고 또 줄 수 있는 제왕이라는 존재로의 변환이다. 2차원 공간에서 3차원 공간으로, 존재 영역의 확장이다. 그리고 이제는 자유의지로 이동이 가능한 새로운 존재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나비는 꽃의 꿀을 먹는다. 꽃가루는 저절로 나비의 발에 묻어 꽃가루를 교배시킨다. 생존을 위한 먹이를 구하는 행위가 주변에 이익이 되는 그런 일이 된다는 것. 이것이 뜻하는 것은 제대로 이기적인 삶을 산다면 그 결과가 이타(利他)가 된다는 뜻이다.
이기주의자인 나는 나비가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옮겨 다니며 꽃가루를 옮기듯 생존을 위한 행동을 한다. 이제 제대로 알아차린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이기적인 삶을 적극적으로 산다. 경험과 배움을 전하고 싶다는 욕구를 실현하면서 말이다. 2차원적인 삶을 넘어 진정한 3차원으로 삶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기쁨을 만끽하면서 말이다.
사람들에게 삶이란 최악의 상황에 이른 후에는 반드시 좋아진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인 우리 나라. 그렇게 아픈 우리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을 거부하지 말고, 그저 겪어내려 한다면 가야할 길을 찾게 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그리고 이 세상은 정말 살만한 가치가 있는 곳임을 알리고 싶다. 자신이 미처 몰랐던 숨겨진 재능은 자신이 인정해줌으로써 나타나고, 그것으로 어떤 것이라도 이 세상에서 이룰 수 있음을 알리고 싶다. 도전하는 기쁨, 학습의 기쁨을 알리고 싶다.
시간이 흘러 세상을 떠나고자 할 때 “제대로 멋지게 살았어!”라는 느낌으로 가고자 한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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