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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우연히 내게 왔던 재미있는 글을 보게 되었다. 이게 메일로 왔던 것인가 했지만 내용으로 보아 과거 나의 게시판에 올라온 것 같다. 재미있는 사람의 글이다. 그것을 보고 몇 년 지나 또 우연히 발견하고 다시 내가 나의 게시판에 올렸던 것이다. 재미로 다시 소개해 본다 제비가 필요한 이유를. =============================== 수년 전에 제게 온 글입니다. 지금 다시 읽어도 재미가 있어서 올립니다.
From ; 제비 Dear 그녀에게!
안녕하세요? 요즘은 제비들은 실적을 위해서 밤무대를 탈피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면서 홍보를 열심히 한답니다. 이 업계에서도 마케팅 시대가 오고 있다는 뜻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공간을 적극 활용하려는 취지를 이해하시고 너무 나무라지 마시고 글 삭제와 같은 극단의 처벌은 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생각해보면 무척 행복해 하실 일입니다. 왜냐면 제비의 표적이 되었다는 뜻은 일단 돈 많고 근사해 보인다는 뜻이지요. 물론 아름답고 이쁘게 보고 있다는 속 뜻도 담겨 있고. 제비도 사람인데 실적이 중요하다고... 호박죽보다는 꽃게탕이 낫지요. 많이 배운 인태리 일수록 데이트가 쏠쏠하니 재미있고 다양하지 않습니까? 영화, 연극, 미술, 문학, 음악 이런거 보러다니구 이야기 나누고 근사하지 않습니까? 거기다 같은 깃털의 새는 같은 새들끼리 모인다구 새끼치기도 쉽지요. 이런걸 제비들의 전문용어로 동반매출 내지는 연관매출이라고 하지요. 엘리트일수록 완전범죄와 알리바이를 위해서 꼭 친구들이나 후배, 동료를 달고 다니지 않습니까? 거기다 완벽한 비밀준수, 이건 원래 제비의 기본철칙인데 오히려 상대방이 더 조심하니까 제비의 입장에서 일량이 많이 감소하지요. 일단 접근의 의도와 전략을 미리 다 말씀드렸으므로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 제비가 애인보다 좋은 6가지 이유 즉 제비의 효용적 가치에 대하여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째, 제비가 필요한 이유는 내가 필요할 때 득달같이 달려온다는 점입니다. 영화, 연극, 음악회 같은건 아무래도 남녀가 어울려야 그림이 좋지요. 혼자 가기에는 너무 처량맞고 자칫해서 동종업계에서 면식있는 사람에게 들키기라도 하면망신에다 덤으로 소문날 우려도 있지요. 그러나 근사한 제비가 옆에 있으면 아주 세련된 비지니스를 한다고 칭찬 받을 수 있지요. 그것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지요. 남자가 다른 여자와 있으면 바람 핀다고 그러고 여자가 그러면 비지니스 때문이라고 둘러대도 누가 의심을 거의 하지 않지요.
둘째, 경호상 꼭 제비가 필요할 때가 있다는 점입니다. 업무상 어쩔 수 없이 남자를 만날 때가 종종 있는데 간혹 추근덕 댄다던가 성희롱에 가까운 경망스러운 말투로 사람을 불쾌하게 한다던가 등등의 이유로 남자를 만날 때 긴장되는 경우 회사의 직원이라고 하고 경호상 보디가드로 대동할 필요가 종종 있게되죠. 특히나 술을 먹게 될 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지요.
셋째, 힘 쓸 일이 있을 때가 제일 아쉽다는 점입니다. 무거운 짐을 나르던가 못, 전기, 수도 등등 여자로서 힘이 많이 들어가거나 도구 등을 다루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아주 제비가 요긴하게 활용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는 남자 파출부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그야말로 이건 완전 보너스지요.
넷째, 뭐니뭐니 해도 말 상대가 그리울 때입니다. 어찌어찌 하다보니까 약속 다 깨지고 집에가서 심드렁하게 책 읽기도 웬지 허전하고 누군가하고 실컷 수다떨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정치인들 씹는 얘기, 재벌들 탈세나 정경유착으로 돈 번 이야기, 막가파들 이야기 등등 유난히 내 속내를 의견이라고 떠들고 동조를 구하고 싶을 때 누군가가 아주 그립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제비는 영원한 내 편 아닙니까? 제비는 고객 관리 차원에서 고객이 발로는 찰 수 있어도 제비가 고객을 발로 차는 경우는 절대로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영원한 갑의 입장에서 을의 입장인 제비를 쥐락펴락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섯째, 정말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아플 때이지요. 갑자기 아파서 몸이 아프고 서러울 때 지체없이 사이렌 울리면서 나타나 약 사다주고 아니면 병원에 데려다 주고, 안마 해주고, 찜질 해주고... 사람이 건강하지 못하면 마음도 약해지기 마련이지요. 건강한 사람이 제일 당당할 때가 아픈 사람 앞에서 아닙니까? 그것두 한 십년쯤 투병 생활해서 골골하면서 피골이 상접한 낼 모레면 거의 인생과 인연이 끊어질똥 말똥한 환자 앞에 서면 건강이 최고라며 으쓱해지기 마련이지요. 이 땐 정말 제비가 필요하지요.
마지막으로 제비는 다른 강력한 제비가 나타나면 지체없이 계약 파기하고 거래관계를 일시에 무 짜르듯이 깔끔하게 짜른다는 것입니다. 멋있지 않습니까? 그것두 기약없는 먼 미래를 위하여 깔끔하고 매너있게 그리고 정중하게... 한가지 결정적인 단점은 나한테만 그러는게 아니고 고객이 여럿이라는게 좀 섭하지만... 그게 싫으면 제비를 여러마리 키우세요.. 종류별, 용도별로..제비를 한 마리 키우면 욕을 먹을수도 있지만 수십마리 키우면 대인관계가 좋다고 칭찬 듣게되지 않을까요? 수백마리쯤 되면 사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아니 수천마리쯤 되면 재벌 나아가서는 국회의원 출마도 가능하지 않을가요? 근데 그건글쿠...나 제비 맞나.............?
(주)제비한마리 대표이사 J.B .============================================ 산촌에서 나홀로 살다보니 힘을 쓸 일,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종종 생긴다. 아파트처럼 전화 하나로 해결할 환경이 아니다. 얼마 전에 이사간 조카라 부르던 젊은이가 그 역할을 해주었다. 그는 필요시에 나의 택시도 되어주었다. 산촌에 홀로 사는 할머니들에게는 그런 역할자가 절실하다.
일을 묵혀두었다 가끔 내려오는 아들이나 사위의 도움을 주로 받는 것 같다. 하지만 누구나 다 그런 여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애고...
오늘 산을 쳐다보니 햇살을 받고 있는 나무들 모두에게서 봄기운, 생명의 기운을 내뿜고 있다. 파란 하늘 밝은 햇살 아래 산들에 둘러싸여 노후를 보내고 있으니 고맙다. 오늘도 고마움에 푹 젖어 하루를 보낸다.
말을 유연하고 재미있게 하는 사람들이 요즈음 무척 부럽다. 상대의 말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냥 부럽다. 부러움이 있다는 것은 나의 부족함을 메꾸고 싶다는 말일게다. 모처럼 욕구를 느낀다. 그렇게 되기를...
visionary 이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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