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인 11월1일 나는 서울에 와서 며칠째 서울에서 지내고 있다. 우중충한 건물들, 그들의 다양한 높이. 마치 우중충한 숲 속에서 다양한 나무들과 함께 하는 듯 하기도 하다. 내가 사는 곳의 아름다운 나무들과 다르게 우중충한 느낌을 주는 빌딩 숲, 그 아래 개울물의 작은 물고기들처럼 꼬리를 물고 빠르게 움직이는 자동차들.

그런 거리를 구경하며 카페에 앉아 커피도 마시며 서울을 즐긴다. 그런데 높은 건물들을 보며 나는 내가 사는 곳의 나무들이 그립다. 어느새 서울의 모습 보다는 산골의 모습이 내 마음에 깊이 새겨졌기 때문이리라.

거리에는 늘 사람이 넘친다. 하지만 산골에서 만나는 생명체들에 비하면 그 개체수가 적다. 제각기의 모습으로 바쁜 듯 움직이는 사람들, 내 마당과 밭의 땅바닥에서 늘 바쁜 듯 움직이는 개미들. 햇빛이 따스하게 비치는 곳에 요즈음 모여드는 무당벌레들, 환한 불빛에 모여드는 서울 밤거리의 사람들.

다 내겐 다정하고 이해가 되는 생명체의 모습들인 것 같다. 아직도 나는 이틀 정도 더 서울에 머물며 나의 산골을 그리워 해야 한다. 모처럼 지인들을 만나면서 아직도 내가 잊지 못한 사람들과 사연들을 망각의 강에서 건져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얼마나 제대로 살고있는지를 알아차린다. 그에 고맙다.

2014.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