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보면 "수고하고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는 구절이 있다. 내용은 맞지만 지금 성경에서 이 말을 확인하지는 않아서 정확한 말인지는 모르겠다. 이 말을 통해 예수께서 사람들을 보면서 얼마나 그 마음이 안타까웠을까 이해가 된다.

고단하게 사는 사람들, 그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러니 무엇을 해야할지 사실은 모른다. 자신이 무궁화라는 나무인지, 복숭아 나무인지, 느티나무인지 모른다는것이다. 그러니 그저 자신을 혹사하며 열심히 산다고 여긴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니 그저 쫓아가는 삶을 산다. 자신의 비전과 가치관이 아닌 대중의 가치관을 그저 쫓을 뿐이다. 이것은 복숭아 나무인데도 느티나무들의 삶을 쫓아가는 것과 같다. 

우리 인간은 고단하게 살기 위하여 태어나지 않았다. 행복하고 위대한 존재로 태어났다. 짐을 내려 놓고 쉬어본다. 그리고 냉철하게 둘러본다. 머리가 맑아지고 눈이 맑아지면 제대로 세상이 보일 것이다.

오늘 나는 안타까움에 '오호애재' '오호통재'가 거듭 나온다. 고단한 삶을 하나 들여다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나는 고마움이 넘친다. 나는 이미 나비와 같은 존재가 되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미 나는 먹고 사는 일에 그리 연연하지 않는다. 그런 내게는 늘 먹거리가 풍성하다. 내가 때려 먹어야 얼마를 먹겠는가. 나는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음식을 다양하게 먹는다. 채송화가 이룬 꽃밭처럼 다채로운 삶을 즐기며, 나는 나비 처럼 꽃밭을 유유히 즐긴다. 그런 나는 항상 자연의 품이 나를 따스하게 안고 있음을 느낀다. 길을 걸으면 늘 무엇인가 향긋함이 옆의 숲에서 나오고 있음을 느낀다. 온갖 신비로운 생명들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낀다.

나를 나비들이, 물잠자리들이, 개구리들이, 올챙이들이, 벌들이, 메뚜기들이, 다채로운 꽃들이 나를 기쁘게 하며 행복함을 준다. 돌연 만난 뱀을 통해 놀라움을 느끼고, 그가 스르르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안도감을 느낀다. 그렇게 뱀의 출현에도 조금씩 익숙해 짐에 고마움도 느낀다. 새로이 솟아나는 취나물이 있어 아직도 나의 먹거리가 되어짐에 고마움이 넘친다. 마당에 깔린 참비듬이 먹거리의 풍성함을 알린다. 30cm 정도 자라 꽃을 피운 꽃양귀비가 있었다. 그런데 5cm정도 밖에 자라지 않고도 자신에게 맞는 작은 꽃을 피우고 씨를 맺는 친구들도 있다. 다양한 신비로움이 내게 늘 주어지며 지루하지가 않다. 신나는 삶에 고맙고, 이런 세상을 나는 사랑한다.

나는 수고하고 짐진 자가 이미 아니다. 짐을 지지 않으니 몸이 가벼워 날 수 있다. 그런 내게 주어지는 먹거리로 수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지상을 난다.

201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