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TV드라마, 세상의 극히 일부분에서 일어나는 일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요즈음 '레알'이란 말이 쓰여지는 것을 가끔 본다. '레알'이란 'really"란 말인지...말도 유행처럼 새로운 신조어, 뜻하지 않게 널리 쓰이는 외래어...60여 년을 살다보니 참으로 어지럽다.

사람들이 사는 삶의 방식, 요즈음의 방식들은 새롭고 내게는 희한하게 보여진다. 삶의 의미를 남들 보다 더욱 많이 소유하고, 소유한 것을 내 보이고, 그런 것에서 자긍심을 느끼고, 뭐 그런 내용의 아침 드라마를 방금 보았다.

사는 방법을 모르니, 보이지 않는 것을 느낄 줄 모르니, 보이는 물질에 초점을 맞추고 산다는 것. 그리고 우월감을 느끼기 위하여 자랑하고, 약 올리고, 이런 것을 드라마들이 고스란히 그린다. 어찌 그리 잘 아는지...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은 인간심리에 대해 충분히 잘 알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들은 부정적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부정적인 결과물을 무척 잘 보여준다. 한편 우리가 살아왔던 삶의 방식, 제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삶을 보여주고 결국은 무엇이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지 알려주며 우리에게 삶의 방식을 찾아준다.

드라마를 떠나 현실에서도 사람들은 웃기지도 않는 사소한 일로 화를내고, 울분을 토하면서 자신과 주변에 어두움을 드리운다. 사소한 일에다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걸리게 해서 화를 내는 것, 그것은 스스로 화를 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다투는 우리네, 늘 흔히 만나는 상황이다. 그러다 또 쉽게 사람들은 다시 어울리며 산다. 그러면서 그것이 삶이란다. 재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쉽게 털어내지 못하고 화를 지속하며 자신을 고립시켜가는 사람들도 있다. 고독이 아니라 고립, 자신을 고립시키는 것은 참으로 건강하지 못한 일이다.

고립이라는 것, 자신의 주변에 담을 높게 쌓는 행위이다. 아니면 점점 땅굴을 파고 들어가는 행위이다. 어려움에 처해도 도움을 요청할 기회를 없애가는 행위가 된다. 우린 그런 상황을 고립무원(孤立無援)이라고 한다. 고립무원의 상황, 그러면 인간은 절절한 외로움에 잠길 수 밖에 없다.

우리는 하나이다. 고독한 상태에서 자신을 살피고, 자신이 지금 생존하고 있음에 고마움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우리로서 살고 있는 것은 세상이 우리를 품어주었기 때문이며, 알게 모르게 모든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하나가 되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남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사는 것이다.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임으로써 자신이 행복한 것이고, 그런 자신이 세상을 이롭게 하고, 남에게도 이로움을 주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가끔 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또 나의 언행을 보면서 고소(苦笑)를 짓는다. 너무나 모르는 존재이기 때문에 경솔하게 까불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살고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그래 늘 배우고, 익히면서 '앎'을 향해 나가야 한다. 웃기고 치졸한 나, 그래 여전히 '모름' 속에서 살고, '앎'을 향해 나가는 그런 존재이다.

늘 '모름'을 깨우치게 하는 세상과 사람들에 고마움을 전한다.

201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