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TV를 보면 여성의 치마길이가 길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름의 후반부에 가끔 샤넬라인의 원피스 등이 보이더니 이제는 제법 치마가 길어진 것이 확연하다. 그런데 꽉 끼는 스커트, 여성의 엉덩이들이 민망하게 표출된다.

하지만 시골의 버스에 한 70을 바라보는 아줌마는 여전히 초미니 스커트를 입는다. 머리는 염색을 했으나 내가 볼 때는 거의 머리뿌리 부분이 허옇다. 긴 단발머리, 앞머리도 앞으로 내리고 안으로 구부렸고, 어깨 정도까지의 길이인 뒷머리도 살짝 안으로 말렸다. 목은 짧다.

대체로 목에는 손수건 같은 스카프, 알록달록이를 매고 있다. 항상 5cm가 넘는 구두나 부츠를 신는다. 무엇인가 화려한 조끼를 여름에도 덧 입는다. 또 화려한 악세서리들. 내 눈에는 부조화의 극치로 보인다. 시골 버스의 아줌마들과는 다른 패션, 그렇다고 도시적이지도 않은 그녀만의 엉뚱 스타일이다. 내 눈에는 조화롭지 않지만 그녀의 눈에는 예뻐보이기에 그렇게 입을 것이다.

그녀의 입 주변에는 주름이 깊게 패어있다. 그 입술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그녀, 짙은 매니큐어를 바른 손가락, 무엇을 위해 그렇게 화장을 하고 그렇게 옷을 입을까. 볼 때마다 짙은 의구심이 든다. 그녀는 아마 나의 호기심을 발동시키기 위해 그렇게 입을까. 그녀는 거의 매일 읍내 나들이를 하며 그렇게 꾸미면서 자신은 매우 기쁘고 즐거울 것이라 여겨진다. 품격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녀의 입성, 미적 감각이 전혀 없음을 나타낸다. 그녀의 치마길이도 이제 좀 길어지기를 바란다. 날도 점점 차가워지니 말이다.

그녀는 아마 그런 차림을 위해 늘 무엇인가 구입을 할 것 같다. 작은 돈이라 여기며 사들이고 살 때 자신과의 어울림은 생각하지 않고 개별 물건의 예쁨에 집중한 것이라 여겨진다. 옷차림에 대한 개념이 잡히지 않은 여인이라 여겨진다.

이것은 그녀의 옷차림뿐 아니라 우리네 삶의 모습일 것 같다. 개념이 잡히지 않은 삶,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삶의 의미도 모른다. 세상에서 들리는 말을 따라 자신이 알아듣는 것만을 선택해서 사는 것이라 여겨진다.

201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