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즈음 산골의 길은 걸으면서 미당 서정주 시인의 '국화꽃 옆에서'라는 시가 자주 생각난다. 한 송이 꽃인 인간 이화순을 제대로 꽃 피게 하기 위하여 그렇게 내게 고난이 많았던 것 같기 때문이다. 왜 이리 나를 괴롭히나 했던 사람들 모두에게 고마움이 넘친다. 그들은 모두 소쩍새 처럼 나라는 한 인간이 제대로 길을 잡아 가도록 하기 위하여 그렇게 시끄럽게 굴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위에 인용한 시는 시의 앞 귀절이다. 우리 때는 이 시가 교과서에 나왔던 것 같다. 무엇인가 나의 가슴을 절이게 했는지 아직도 이 글귀는 기억에 남아 이렇게 내게 고마움의 마음을 일으키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젊음 그리고 도전, 나는 늘 하늘로 오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을 방해하려는 듯 내게 족쇄가 채워졌다. 몸을 일으키면 내게는 힘으로 주저앉혀졌다. 그러던 내가 족쇄도 끊어졌고, 많은 책임에서도 벗어났다. 이제 70을 바라보며 편안하고 '매임'이 없음에 고마움이 넘친다.

내 삶이 편안했으면 얻지 못했을 삶이다. 자유를 구속 당했기에 자유를 갈구했고, 이제 그 자유는 진정한 자유를 지향한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나의 진지한 사색, 나의 세상은 점점 깊고 넓어지고 높아진다. 전혀 아니 미처 생각할 수도 없는 영역의 삶이 있음을 확인하며 기쁘다.

나는 참으로 아름다운 인간이 되어가고 있음이 확실하다. 그런 '이화순'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 소쩍새는 그리 울었나 보다. 소쩍새가 되어주고 천둥이 되어준 그들 모두에게 그리고 그런 환경이 되어준 세상에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