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정계에서 흔히 쓰이는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이다. 다른 사람이 할 때는 비난하던 행위이지만, 자신이 할 때는 합리화하는 태도를 이르는 말이다. 이런 생각이나 행위에 대해서 그 누구도 자유롭지 않은 것 같다.

인간은 동물처럼 주어진 본능대로 살지 않는다. 아니, 그렇게 살지 못한다. 그것은 우리가 자연의 품을 떠나 자연에서 거의 뿌리가 뽑힌 존재로 살기 때문이다. 그러니 늘 그 무엇인가 허전하다. 가져도 가져도 부족한 듯한 마음이 잘 떠나지 않는다. 지위가 높아지기를 원했던 사람은 원하던 자리에 올라도 '더 높이 더 높이' 가려는 욕구가 떠나지 않는다. 많은 것을 소유하고자 한 사람은 결핍감이 사라지지 않으니 그저 '더 많이'라는 욕구를 키운다. 그러니 재화는 그저 소유의 대상으로 전락하여 본연의 목적을 잃게 된다.

그런 삶의 태도가 모여 나타나는 현상이 '내로남불'이다. 늘 무엇인가 잘못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죄책감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자신은 마음에서 느껴지는 사랑을 하니 로맨스고 그 대상이 사랑 해도 될 대상인지에 생각이 미처 미치치 못한다. 남이 하는 사랑에서는 그들의 관계가 인류가 살면서 만들어 온 원칙에 어긋나는 지가 먼저 보이기 때문에 비난을 하게 된다. 인류가 어울려 살기 위해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온 공동의 가치, 생활규범 등에 어긋나지 않게 살고 싶다는 욕구가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이리라. 본능적으로 자책감이나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에서 만들어진 말이 바로 '내로남불'이라고 본다.

우리는 '어떠한 태도로 어떻게 살 것인가? 어디로 가야할까? 어떤 의미를 자신의 삶에 부여할까?' 등등에 대해 정확한 답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이러한 질문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가 짊어진 것으로, 삶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해야 할 정답을 찾아가는 것이 삶의 과제일 듯 싶다. 아마 동물이나 식물은 자연의 품에 안겨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부여받았고, 그에 따라 본능대로 사는 것이라 본다.

자연의 품에 안겨 있다는 것은 안전한 느낌, 넉넉한 여유로움을 준다. 하지만 자연의 품을 떠난 인류는 모든 것을 자신들이 마련하고 살아야 했다. 삶에 대한 답을 추구하면서 말이다. 그런 우리네들은 '자기합리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삶의 기준을 모르고, 문제의 정답을 모르기에 자책감이나 죄책감이 생기고 그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자신이 한 행위를 정당화하려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심리적 경향의 방향이 바로 '내로남불'이라 하겠다.

자연의 품에 안겨보자. 자연이, 그 품 안의 모든 것이 삶의 답을 말한다. 삶은 불안한 거나 버거운 것이 아니라고. 세상은 위험한 곳이 아니라고. 우리가 걱정거리라고 여기는 것들은 학습도구일 뿐이라고. 그러니 서로 존중하고 어울려 살라고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