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나를 찾아와 '파수대'라는 그들의 선교지를 주고 갔다. 받은 거니 페이지를 훌훌 넘겨 봤다. 그러다 그들이 원하는 삶의 모습을 표현한 페이지를 만났다.

예수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통치자로 질병과 죽음을 없애 완전한 건강, 진정한 평화와 안전을 지상에 이룰 것이다.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마련하고,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교육을 베푼다. 대체로 이런 의미의 글이다. 그리고 당신이 이러한 축복을 누리기를 하느님이 바란다고 적혀 있었다. 그들은 하느님이 그들을 우물 밖으로 들어 올리는 것이고, 하느님의 세상이 그곳이라는 의미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것은 인간이 성숙함으로써 해결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런데 그들은 어느날 예수가 부활해서 인간의 상태와 상관없이 그런 세상에서 살게한다는 주장이다. 나는 전에 그들에게 나는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고 했으나 그들은 지금은 자신들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지 못해도 앞으로 예수님이 오셔서 그런 세상에서 살게 할 것임을 말했다.

모든 선각자들은 자신을 알라고 한다.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하고 찾고 그 일에 만족하고 즐기면서 산다. 만족한 삶은 저절로 소비와 소유를 절제하게 한다. 그러한 것은 자신에게 만족을 주지 않음을 알기에 그렇다.

자신이 누리는 지위와 소유하고 있는 것들은 과시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자신의 지위와 소유물이 자신이 아님을 알기에 그렇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미성숙한 삶은 자신도 모르는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타인과 비교라는 것을 한다. 그리고 권태로운 삶을 즐기는 방편으로 삼기도 한다. 

'더 높이 더 넓게 더 많이' 등을 추구하며 그러한 것에 끊임없이 도전한다. 세계 최고의 건물을 짓고, 더 넓은 땅을 차지하고, 더 많이 가지려고 노력한다. 그러한 추구에 집착한 사람들이 오늘날의 사람들이다. 먹는 것 마저 더욱 많이 먹으며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지구를 해친다. 찐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 산업이 생겨난다. 건강식품이 넘쳐나고 전 세계의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이 우리 시장에 모여든다. 비싼 식품을 돈이 없어 못먹는다는 사실에, 못먹인다는 사실에 슬퍼하며 돈벌기에 몰두한다.

'파수대'의 제목은 '하느님의 나라는 어떤 나라입니까?'이다. 나는 지금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나라는 어떤 나라입니까?'라고.

나의 나라는 산촌에 있다. 어지러운 세상은 TV로 구경하며 단순하고 소박하고자 한다. 적당하게 먹고, 물질은 가능한 소유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래도 먹거리를 인터넷으로 구입해 대체로 적당량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나는 건강한 존재로 진정한 평화와 고요를 즐긴다. 때론 잠시 나의 평화로움이 흔들거릴 때도 있다. 고요한 마음이 잠시 깨질 때도 있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즉시 나는 나를 바로 잡는다. 어떠한 순간에도 이제는 내가 행복한 존재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다. 나의 삶에 만족하며 나를 품은 나의 오두막과 산촌에 감사를 하며 늘 나를 학습시키는 자연에 고마움을 느끼며 산다. 스스로 성장을 느끼니 고맙다. 그러다 나는 조용히 스러지듯이 세상을 떠날 것이다.

하느님이 낙원을 만들어도 미숙한 인간이면 불만 속에 살 것이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자신에게 베풀어진 축복을 느끼며 자신을 키워가는 것, 그것이 인간인 우리가 할 일이라고 본다. 이러한 세상이 우물 밖의 세상이 아닐까 한다. 우물 안에서 하늘을 보고 밖을 동경하다가 우물 밖으로 나와서 나는 그곳에 조금씩 적응하며 그곳에 합당한 사람으로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내게 베풀어진 축복과 삶에 고맙다.

나를 방문하고 연락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 분을 보며 나는 공동체 삶을 생각해 보았고, 그들의 온순한 태도와 예쁜 삶의 모습을 보며 잘못 알았던 그들의 종교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되어 고맙다. 제대로 된 길로 안내하는 종교 지도자와 그들을 순한 양이 되어 좇는 모습. 사람은 저마다의 모습으로 사는 것이리라. 순한 양이 될 수 없는 나임을 재확인 했다. 그래서 인간은 자신의 정체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는 것도 재확인 한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