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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사는 재미가 없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사는 재미'를 생각하니 재미로운 일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산촌을 걸으면서 신기함과 함께 재미있는 것을 항상 본다. 그것도 매일 다르게 색다른 맛의 것과 신비로움을 만난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풀잎에 맺힌 이슬, 거미줄에서 빛나는 물방울, 풀잎 끝에 매달린 영롱한 물방울. 햇살로 위로 걷혀지는 산촌의 안개 커텐, 산에서 하늘로 오르는 물의 승천하는 모습, 비가 온 후 하늘과 구름으로 연결된 산들. 멋들어진 산의 우뚝 솟은 코가 묵묵히 주는 재미 등 산촌의 산들은 신비와 재미 그 자체이다.
봄이 미처 오기도 전에 우는 개구리가 주는 신기함. 그들이 퍼질러 놓은 알 무데기로 저들이 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재미거리가 된다. 그들을 보다 만난 개울의 얼음 및 신비로운 빛의 굴절로 인한 괴이한 흐름, 맑은 물에서 잽싸게 움직이는 물고기, 그 모두가 재미이다.
개울 위로 파랑새가 휙 날면서 보여주는 황홀한 아름다움, 물이 거의 없는 개울 바닥을 서서히 도도하게 거니는 삵의 모습, 삶은 홀로야를 외치며 개울에 서 있는 왜가리와 백로, 백로와 초록색 논과의 조화, 그 모두가 내겐 재미이다.
새들이 내는 소리는 다 듣기 좋은 것이라고 여겼던 나를 비웃으며 카악거리는 물까치 소리, 그의 긴꼬리의 멋진 모습도 색다른 재미이다. 물까치가 몰려와 내가 버린 야채찌꺼기를 먹는 모습, 봄이면 날아오는 몸이 노란 물새와 흰 물새가 제법 긴 꼬리를 아래 위로 흔드는 모습이 내게 귀여운 맛의 재미를 준다.
까망이란 이런 것이라고 까악거리는 까마귀들의 재미있는 울음소리. 그들도 분명 말을 서로 나누는 것으로 보인다. 묘사가 힘든 이상한 소리를 내서 색다른 재미를 주는 까마귀에서 나는 멋있는 맛의 재미를 느낀다.
 마당에서 괭이밥 풀을 뽑으면서 나는 그들의 씨를 발견하면 재빠르게 받아낸다. 마치 전장에서 수류탄을 받아내듯이. 수류탄의 핀을 빼지 않은 상태라 여기며 괭이밥을 캐어내고, 씨앗이 터지기 전에 얼른 제거하면서 느끼는 성취감이라는 재미. 수류탄에 다칠 많은 생명을 구한 느낌의 재미이다.
제비꽃이나 씀바귀의 뿌리를 찾아 광산놀이도 한다. 그들은 아직 크지 않은 작은 크기여도 파들어가면 거대한 뿌리로 연결된 여러 아이들을 보게된다. 뿌리를 캐고 흔적을 찾아 땅을 파고 판다. 그러다 만나는 거대한(?) 뿌리를 보면 묘한 성취감이 든다. 아, 여기에서 근원적인 존재 말살에 성공했구나. 거대한 군을 만드느라 수고했지만 다른 생명체와의 균형을 잡는 작업을 내가 성공했다는 자부심을 느끼는 재미이다.
전에 만난 개구리의 재미있는 모습은 며칠이나 신기함과 함께 재미를 주었다. 처음에 왼쪽의 모습이었으나 내가 망을 흔들자 다리하나의 자세를 바꾸어 도약할 자세를 갖춘다. 산촌을 걷다 옆의 논에 쳐진 망에서 이 개구리를 본 것도 신기하고 재미있고, 그들의 모습이 생경스럽고 신기했다.
재미는 재미를 낳고 기쁨을 낳는다. 재미를 재미로 알아차리는 내가 되어 기쁘다. 매순간 재미와 함께 하는 나의 삶에 고마움을 전하며 이에 대해 제대로 글을 써봐야겠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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