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몰랐다. 그저 내게 주어지는 대로 나의 길이라 생각하고 살았을 뿐이었다. 그러니 나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확신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 내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길을 알면서 자신있게 가는 것 같아 보였다. 나는 젊은 시절 나 자신의 생각을 믿지 못했다. 어찌보면 흉내를 내고 사느라 힘들었었다. 60 년의 삶을 살고, 그 삶으로 구성된 것들이 깨지고 나서야 나는 나 자신의 생각을 믿는다. 나 자신의 생각이란 내 안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것이고, 그것이 내게는 진리임을 알았기에 그렇다.
흉내를 내며 살아도 기성사회는 내게 항상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유연하지 못하고 설정된 틀 안에서 경직된 삶을 습관적으로 살뿐이라 여겨졌다. 점점 어른들의 삶은 지루하고 권태로움이 깊어가는 것으로 보였다. 권태로운 사람들은 자극을 원한다. 게임과 술, 섹스와 도박 등 중독성 행위자도 생기게 한다. 물질을 소유하고 그것을 과시하며 순간적인 만족감을 찾아 더욱이 더 나은 물건과 브랜드를 찾아 헤매인다. 내게 요구되는 삶은 무거운 구속이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행복감이 줄어든다고 한다. 자신들과 사회가 설정한 삶의 틀 속에서 갑갑하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요즈음은 '돈 돈' 하면서 결핍감에 젖어 있어 더욱 그러하다. 지금은 만족감을 상실한 시대이다. 어느덧 삶의 의미와 자신의 삶을 자각하는 능력을 잃은 사람들의 시대가 되었다. 그런 어른들은 행복한 아이들을 자신의 틀에 넣고 삶을 구속한다.
어린 아이들의 특징은 유연성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들의 두뇌는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아차린다. 그러한 두뇌 활동을 전등에 비유하면 들고 다니면서 비추는 손전등처럼 자신의 관심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인다. 어른이 되면서 유연성이 사라지고 경직되어 간다. 천정에 고정되어 빛을 비추는 전등처럼 되어 간다. 제한된 삶이 되는 것이다.
행복한 아이 처럼 행복해 지는 방법은 삶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경직된 자신을 유연하게 하는 것이다. 자신을 얽어맨 것들을 찾기 시작하면 하나씩 알게 된다. 그런 것들을 부수다 보면 세상과 삶이 제대로 보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들고 있는 쓸모 없는 것들을 보게 된다. 그것들을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가벼워진 몸과 마음은 유연성을 회복해 간다. 거침없이 자신의 관심에 따라 움직여가며 주의를 집중하게 된다.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스스로 알아차리는 능력은 삶을 짜릿한 감동으로 이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 다른 환경에서 다른 라이프 스타일로 살게되면 보이는 모든 것이 배움의 대상이 된다. 신기함에 주변의 모든 것에 관심이 간다. 이러한 관심이 주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알아차리게 한다. 모든 일을 자각하고 학습을 하는 어린 아이처럼 되어 간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살 수 없는 새로운 환경에서 배우고 학습하며 짜릿한 감동으로 사는 것이다. 지루함과 권태가 머물 틈이 없고, 행복감이 내면에서 퐁퐁 솟아 오른다.산촌이란 새로운 환경인 자연에서 배우며 자연의 매 순간의 변화에 짜릿한 감동으로 산다. 가볍고 자유로운 내가 되어 가면서 회춘의 느낌마저 든다. 내게 베풀어지는 것을 먹고 즐기는 느낌, 산촌의 여타 생명체들과 같다. 더 잘해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하고 등등의 구속이 없는 세상에서의 삶. 즐기기만 하면 된다는 것, 사람들이 그리는 천국이 아닌가. 그러니 나는 천국에서 사는 것이다.
이렇게 나는 이제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행동에 옮김으로써 새로운 나를 위한 새로운 환경을 만나 살고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신념을 가지고 전에 내가 살았던 습관, 행동양식, 생활태도 등을 내던졌기에 베풀어진 축복이라 여겨진다.
나는 누구에게 의존하지도 않고, 구걸하지도 않고, 무엇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다 내던졌다. 오로지 나로서 살 뿐이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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