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입는 옷, 크게 더러운 것이 묻지 않아도 입고 다니면 때가 낀다. 그래서 빨래를 한다. 그리고 몸도 씻는다. 그러나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에 때가 끼어도 잘 알아차리지를 못 한다. 불편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이 마음에 때가 끼어서인지 모르고 대부분 남의 탓이라 여기기가 쉽다. 묻은 먼지를 미처 모르고 점점 때가 묻어가는 마음은 계속 불편한 일을 불러들이며 평화를 잃어간다. 점점 마음에 때가 쪄들어 간다. 이 시점에 자신이 과연 몸을 씻듯이 마음을 씻는 작업을 하고 있을까 진지한 생각이 필요할 것 같다.
사람들은 서로 만나 대화를 하다가 서로 오물을 묻히기도 한다. 세상의 시끄러움이 마음에 묻어 고요함을 잃고 방황 하기도 한다. 세상에 나가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묻혀오기도 한다. 지나간 과거를 새삼스레 꺼내 나무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괴감에 젖기도 한다. 잘나갔던 과거를 들먹이며 우쭐거리기도 한다. 자신들이 소유한 것들을 들먹이며 서로 비교하고는 비하감에 젖기도 하고, 교만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저렇게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때를 묻히고 심한 오물을 묻히기도 한다. 맑고 깨끗한 본성과 자신의 대단함을 잃고 때묻은 자신을 진짜 자신인줄 오인도 하게 된다. 그래서 가까운 주변이 아니라 제대로 알 수 없는 멀리 있는 누구들은 훌륭해도 가까이 자기가 보는 누구들과 자신은 하찮은 존재라 여기는 스스로 제한된 존재, 애송이로 산다.
애송이들은 제한된 시각을 가졌기에 자신이 스스로 판단이란 것을 하지 못한다. 그들은 흔히 미디어의 판단을 신뢰하고, 소유 한 것들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에 가까운 사람들은 자신과 마찬가지인 애송이로만 간주한다. 인간의 이러한 심리는 예수를 그가 살던 마을에서는 인정 하지 못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런 사실이 말하는 것은 사람이란 자기가 아는 한계 이상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시각 이상은 보지 못하는 것이다.때가 잔뜩 끼고 먼지에 뒤덮인 마음, 그렇게 마련된 시각, 마치 먼지가 쌓이고 쌓인 선글라스를 끼고 있으나 자신은 깨끗하고 맑은 안경을 쓰고 있다고 여기는 것과 같다. 그것은 처음 낄 때는 깨끗했으나 살면서 점진적으로 더러워졌기 때문이다. 더러움이란 이렇게 자신도 모르게 점진적으로 점점 심해지는 것이다.
마음이 안정되고 평온해지기 위하여는 마음을 씻어내야 한다. 마음도 빨래 하듯이 목욕 하듯이 청소 하듯이 말이다. 마음의 상태는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마음의 상태는 사람에게 느낌으로 다가온다.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 평화롭지 않은 것, 행복하지 않은 것 모두 마음이 씻어달라고 보내는 신호인 것이다. 마음의 그런 요구를 알아차리고 그 뜻을 따라야 사람은 제대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신호를 보내는 마음을 사랑하며, 깨끗함을 잃게 해서 미안하다고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마음이 자신을 용서해주니 고맙다고 말해야 한다. 사랑하는 마음은 그런 소리를 들으며 점차 맑게 안정되어 간다.
이러한 마음씻기작업을 하다 보면 세세하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일이나 사람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들에게도 미안함을 밝히 용서를 구하게 된다. 그리고 용서해 줌에 고마워하며 사랑을 말한다.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음에 고맙고 명료해지는 세상에 고마움이 차오른다. 세상이 자신과 하나임을 느끼게 되고, 세상과 자신이 같이 명료하게 보인다. 그런 마음으로 느끼는 기분에 마음씻기작업을 늘 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평화로움이다. 그것이 자유로움이다. 또한 자신을 제한하지 않고 키울 수 있는 방법이다. 애송이 단계를 넘어 성장하는 방법이다. 자신의 위대함을 느끼고 실현하는 방법이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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