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을 걷다 새들을 많이 본다. 다른 모습, 다른 소리들... 갑자기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짖는다" 라는 시조가 생각났다. '노고지리'가 새이름인데, 시조가 있다면 나의 산촌에도 있을텐데. 그런데 새의 정체들을 모르니 이미 보고도 모를 수 있다는 생각이 나서 '노고지리'를 찾아 보았다. 그런데 그 친구가 바로 '종달새'이고, '종다리'란다. 종다리의 예전 이름이 종달새이고 노로지리라니 내가 예전 사람임을 다시 줏어들게 한다.
그런데 종다리는 내가 이미 보면서 참새 닮은 저 아이는 누구일까 의문을 가졌던 새이다. 참새 같이 작은 몸매와 무늬가 있지만 머리 위에 깃털을 달고 있는 새였다. 머리에 이고 있는 깃털은 갓털이라고 하나보다.
호기심을 가지고 즉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해서 얻을 수 있는 지식. 그런 놀라운 세상이 되어 고맙다. 이미지도 같이 찾아 볼 수 있다. 내가 검색시스템을 개발하던 근 40년 전에는 이미지 데이터를 다루기가 무척 어려운 세상이었구만. 이럴 때 쓰는 말이 격세지감이리라.
오래 전 어린 시절에 알았던 문구나 지식이 갑자기 머리에 떠오를 때, 감동이 느껴진다. 외우는 작업을 하지 않고 살아온 학창시절, 하지만 무엇인가 나를 당긴 것들은 용케도 머리에들어와 잘 저장이 되어 있다. 어거지로 때려넣은 지식이나 정보는 잘 튕겨나가지만 자기네들이 들어와 스스로 저장 루틴에 들어가 저장된 지식이나 정보는 잘 튕겨나가지 않는 것 같다. 고마운 일이다. 내가 알아야 할 것들을 나의 자율시스템이 알아서 캐취해 저장하는 것은 아닐까 여기며 나는 내게 고마움을 느낀다.
나의 건강이나 마음 등은 내가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알아서 움직인다. 요즈음 한참 자동차 자율운전이 개발되고 있다. 자동차가 자율운전이 되려면 주위의 자극을 알아차려야 한다. 센서들이 읽어들인 정보를 분석해 운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사람이 운전할 때 교통신호를 보고, 갑자기 끼어든 자동차를 보고, 학교구간 등 제반 정보를 받아들여 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나의 자율시스템도 마찬가지로 내게 주어지는 자극의 의미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조정이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러니 건강하려면 마음이 밝아야 한다고 본다. 세상이 환해야 운전하는데 주변이 잘 보이지 않겠는가. 눈보라가 휘몰아치거나, 안개가 자욱하면 시야가 제한되니 말이다. 또한 내 몸의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고 본다. 음식을 먹으려는데 다이어트를 한다면서 먹는 행위를 기피하는 사람의 자율시스템은 음식이 언제 또 자신에게 들어올지 모르니 많이 먹으려는 욕구를 일으키고, 나아가 소화의 결과물을 무조건 저장하려고 들 것이다. 그러니 감사함으로 먹고, 자신이 날씬한 존재임을 믿으면 그것이 기준이 되어 과다하게 들어온 음식은 밖으로 배출될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인지 나는 평생 날씬하다.
노고지리에서 시작한 생각이 사람의 자율시스템에 까지 이어졌다. 이렇게 생각이란 것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진행되어 재미를 준다. 재미있는 세상, 격변하는 세상에서 모두가 즐겁게 살기를 바란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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